No. 82 book

먹개

#데미안 ★★★☆☆

먹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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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 명작, <데미안>.
서점에서 책을 고르자, 엄마가 "데미안을 안 읽었어?"라면서 놀랐다.
데미안을 오마주하거나 데미안에게 영향을 받은 작품은 숱하게 접해왔지만 정작 데미안은 읽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데미안은 출판 당시에는 헤르만 헤세 저가 아닌 에밀 싱클레어 저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쪽이 데미안과는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의 회고록 형식으로 쓰여 있으니까.

작중에서 '인간이 자기 자신을 향해 나아가는 것보다 더 하기 싫은 일은 없다는 것을!'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공감이 되었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고찰하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일이다.
작중의 싱클레어처럼 우울감에 젖기도, 자괴감에 빠지기도 쉽다. 하지만 멈출 수 없는 행위이기도 하다.

싱클레어가 어릴 적, 크로머에게 괴롭힘 당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에는 데미안이 참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왔다.
데미안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처음에 비해 싱클레어가 자아를 확립하고, 데미안과 유사해질수록 독자-즉 나에게 있어서 데미안이 점점 덜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점이 흥미로웠다.
데미안에 대해서 처음에는 너무나도 특별하게 느껴진 나머지 경계까지 하고, 곧 추종하게 되고, 끝내 그와 동등해져서 친구가 되는 싱클레어의 시선을 내가 따라가게 되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마지막으로 제목에 인용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을 붙여 두고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우리가 보는 사물이란 우리 내면에 있는 것과 똑같아. 내면에 이미 가지고 있는 현실 외에 다른 현실은 없어. 그래서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비현실적으로 살고 있는 거야.

No. 75 book

먹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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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7편의 단편 소설을 담은 김초엽의 SF 단편집이다.
인아영 평론가는 각종 사회 운동의 측면에서 이 책을 바라봤지만, 본질은 그보다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을 이해해보려는 이야기'. 사회 문제가 얽혀 있는 것은 단지 김초엽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수록된 7편의 단편 전부 즐겁게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스펙트럼>, <공생 가설>의 3편이다.
3편 전부 7편 중에서도 판타지성이 짙고, 2편이 이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내 취향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1: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나누어 쓰는 기획 단편선에 출품한 작품이라고 한다.
릴리는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자신과 같은 삶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던 릴리는 배아 디자인에 손대게 되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결점 없는 개조인들이 한 세대를 점령하게 된다.
그렇지만 배아 디자인을 받지 못한 비개조인은 배척당했고, 결국 릴리는 지구를 떠나 '마을'을 만들었다. 완벽한 아이를 만드는 대신, 완벽하지 않은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든 것이다.
다만 '마을'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 전, 반드시 한 번은 지구에 다녀오는 '순례'를 다녀오게끔 했고, 순례에서는 매번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이 있었다.
이 단편은 데이지가 소피에게 보내는 편지의 틀에 담겨 있다. 마을도, 올리브가 방황한 지구도 내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갖고 움직였다.
특히 올리브가 지구에서 떠도는 부분은 마치 영화처럼 어렵지 않게 머릿속에서 형태를 가지고 움직였다.

2: 처음으로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깔개 위에 몸을 뉘었을 때 희진은 문득 울고 싶었다. 고작 그 정도의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몰랐다.
나는 본래 인간과 공생하는 인간 외의 생물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들과 인간 사이의 교류에는 인간 간의 교류 이상으로 아름다운 구석이 있다고 느낀다.
<스펙트럼>에서 우주 비행사인 희진은 낯선 행성에 홀로 조난되고, 거기에서 외계 종족에게 길러진다. 무리인들에게는 독특한 풍습이 있었다. 영혼이 죽지 않고 몸을 갈아타서 이어질 뿐이라고 믿는 것이었다.
희진을 돌봐주는 개체의 이름은 '루이'다. 희진은 루이와 특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한다. 수명이 짧은 무리인들의 특성 상, 희진이 행성에서 지내는 동안에도 루이는 몇 번이나 교체됐다.
루이는 희진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희진의 루이에 대한 감상도 동일했으리라 생각한다.

3: 인간을 비 인간동물과 구분하는 명백한 특질들이 사실은 인간 밖에서 온 것들이라면.
<공생 가설>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7살 전까지 인간의 뇌에 기생하며 보편적으로 '인간성'이라 인식되는 것들을 가르치는 외계 생물에 대한 이야기.
아이를 가르치는 외계 생명, 그리고 어른이 되고, 그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면서도 아이러니한 그리움을 느끼는 인간 아이. 낭만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SF는 공상 과학이다. 그렇지만 많은 SF 소설, 나아가서 장르를 불문한 SF 작품들이 낭만을, 인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멀게 느껴지는 존재들은 때로는 서로를 통해 표현되기도 한다.

No. 15 book

먹개

그리고... 아래 작품의 원작 소설을 읽고 있답니다
어제 1권 다 읽었고 이제 2권 읽는 중임!
아래로는 좋은 대사들을 달아둘 예정이에요 후훗

먹개

#memo 일단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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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를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한정된 분량에 담아낼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던 거겠지... 애니에서는 분량 문제로 생략됐던 세부 설정들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더 매끄럽게 이해돼서 상쾌해짐

반면에 원작보다 애니가 더 좋았던 장면들도 있었음!!! 애니에서 살짝 변형하거나 덧붙여서 좋았던 장면들도, 생략되거나 바뀌어서 아쉬웠던 장면들도 있었다.

그리고... 1권은... 종장만으로도 1쿨을 보고도 1권을 사서 볼 가치가 있다...
내 말 믿어...

먹개

#memo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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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리카 귀여워!!!!!!!!!!!
레나가 너무 안 나와서 힘들었다
보고 싶어……
신에이는 프레데리카가 자기 닮은꼴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닮아있던 건 키리야 쪽인 게 재밌음
2권과 3권은 한 플롯의 상하편이라 3권 후기를 더 길게 써보는 걸로(2권… 600p밖에 안 됐고)

No. 1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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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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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_모임

고은&예슬 싸이바 독서 모임 1주차 음쓰전 독서 시작~ (레님이 간택하신 책) 표지 내가 구긴 거 아님 구겨진 것도 아님 디자인입니다 디자인 ^^;

신지

이 책 흥미로워보여요 읽고 계신곤가요? 후기가 기대돼요 (표지때문에) 먹개님 부지런하다~~대단하다~~짱이다~!!

먹개

ㅋㅋㅋㅋㅋㅋ 신지님이 리플을 다신 시점엔… 아마 누울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ㅋㅋ) 독서 모임이란… 평소엔 관심 없던 분야의 책을 읽어볼 기회가 돼서 좋네요 후훗 읽을 때마다 차곡차곡 달아보겠어요

먹개

#memo 서문~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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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최소 30p씩 읽기가 목표였으나… 너무 늦게 누웠다; 이 이상 읽으면 너무 늦게 자게 될 것 같음… 서문이랑 프롤로그만 읽었다 내일은 더 일찍 침대에 눕기로

사실 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냐 없냐 하면 전무한 쪽에 속해서 내심 이 책을 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그럭저럭 어렵고 그럭저럭 읽을 만하다

2~4장 내용이 제일 흥미로워 보임 각각 생산/가공처리/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얘기를 자루고 있는 모양… 서문이랑 프롤로그 둘 다에서 가볍게 언급한 유효기간 표시 방식에 대한 내용도 궁금하다
인간이 소비하기 위해 재배한 전체 식품의 약 1/3이 매년 손실되거나 버려진다(11p)는 건 좀 충격이다… 많을 줄은 알았지만 구체적인 숫자로 보니 느낌이 좀 다르네

먹개

#memo 1장

#secret #more
비공개 댓글입니다.

먹개

#memo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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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전체적인 구성이 이론 30% 사례 70% 정도인 것 같다
내가 1장 읽으면서 답답해 했던 건 사례 파트를 너무 집요하게 읽으려 들어서인 듯 이런 파트는 훌훌 읽으면서 그렇구나~ 하고 넘기는 게 일반적인 독해법인데...

읽으면서 한 생각은 많았는데 다 읽고 바로 컴 앞에 앉은 건데도 죄 까먹어버림... 책 읽는 도중에 흐름 끊기는 걸 싫어해서 메모같은 걸 안 하면서 읽는 편인데 이런 책은 흐름이랄 것도 없으니 그냥 중간중간 메모해가면서 읽어야겠다

'못난이 농산물 운동'이 실제로 쓰레기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과잉 생산이 일반화된 구조 자체를 뒤바꿔야 한다는 비판 측의 의견을 읽으면서 하지만 구조적 변화라는 게 쉬운 게 아니잖아... 하면서 회의감이 들었는데 2장 마지막에서 기술력에 의한 구조적 변화 또한 추진되고 있다는 대목을 읽고 이게 되네? 싶었다
정확히 어떤 식의 기술로 인해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가 궁금했는데 짧게만 다뤄져서 아쉬웠음 나중에 환경 분야의 도서를 또 읽게 된다면 이런 쪽으로 알아봐도 좋을지도~
해외 책이다 보니 국내 사례가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대다수가 서구 사례라... 사례들의 나열도 국내 사례였다면 훨씬 즐겁게 읽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 어떤 기업인지 기억해뒀다가 생활에서 실천할 수도 있었을 테고

잉여 농산물을 농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협회에 제공하는 농장에는 세금 공제를 주는 전략 좋은 것 같음 이런 문제에는 국가적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봐서... 협회 측에서는 예산을 줄일 수 있어서 좋고 참여율도 높아질 거고 농장 측에서는 어차피 버릴 농산물이었는데 경제적 이득도 볼 수 있어서 좋겠지

현 시점에서는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사업체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을 것 같아서(이런 사업체가 얼마나 있는진 모르지만 많을 것 같진 않음) 수익성을 강조해서 이 분야에 뛰어드는 사업자들을 늘려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공급처 구하기도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고 특히나 과일은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만큼이나 가공제품으로 판매되는 양도 많을 것 같으니까 그런 공장 쪽에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먹개

#memo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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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공정 과정에서 진짜… 다양하고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구나……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었을텐데 생각을 안 해서 의식 못 하고 살았음… 만들어지는 음식만큼의 쓰레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도 2장부터의 사례들은 이렇게 다양한 음식물 쓰레기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재활용 가능하다~ 쯤으로 받아들여져서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았음 오히려 꽤 재밌게 읽은 듯

2장 읽고 국내 책도 읽어보고 싶다고 한 거… 사례 소개를 허투루 한 게 아니라 당국 독자들에게 소개된 기업/제품 소비를 독려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 같은데 난 해당사항이 없으니까… 그래서 국내 도서도 읽어보고 싶다고 한 거였음 실천할 수 있게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서 차량용 풀라스틱 헤드라이트 커버를 만들고… 이런 거 보면 도대체 어떻게 커피 찌꺼기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건지 궁금함… 기술의 발전이란 대단하다… 누가 처음 데킬라를 증류하고 남은 찌꺼기로 스펀지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보면 유통기한도 “유통”기한이지 “유효”기한이 아니다… 왜 여태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유통기한이 섭취 가능한 유효기한이 아니라 판매가 허용된 기한이라는 걸 알 수 있었을텐데…
인터넷에서 더 찾아보니까 미개봉 우유는 유통기한이 지난 후 50일까지는 마셔도 큰 문제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더라… 유제품은 금방 상해버린다는 이미지가 있잖아 근데 전혀 아니었던 모양… 유통기한이랑 사용기한 별도로 표기해 줘…;;;

‘품질유지기한을 넘겨도 대체로 양호’ 같은 건 붙여봤자 대부분 꺼림칙하다는 이유로 폐기할 것 같아서 쓸모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유통기한이 아주 조금만 지났는데도 폐기되던 식품들이 폐기되지 않게 해줄 수는 있겠다 싶음

스마트 라벨 기법이 이미 존재하니 상용화 되기만 하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스마트 라벨 붙이는 것보다 유통기한 인쇄하는 게 몇백 배는 더 저렴하겠죠 ㄱ-

먹개

중간중간 메모해가면서 읽는 거 좋은 것 같아~ 일단 다 읽고 나서 감상 적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그냥 읽으면서 썼던 거 복붙하고 검수만 하면 됨)

그리고 역시 프롤로그 읽으면서 이 파트 재밌겠다~ 라고 생각해두는 건 도움이 된다... 책이 전반적으로 재미있지는 못해도 (인문 도서가 대부분 그렇다) 적어도 그 부분만큼은 즐겁게 읽을 수 있잖아 마인드 컨트롤이란 중요해